60이 됐을 때 `60이라니`라는 졸문(卒文)을 썼었다

육십이 됐을 때는 아니 벌써 육십이 됐어 하는 황망스러운 기분일 뿐이었다

그로부터 십년이 흘렀다  이제 칠십이 되었다

그래 나 칠십이야 그래서 어쩌라구 하는 체념적이고 자조적인 기운이

스멀스멀 피어 오른다


인생칠십고래희(人生七十古來稀)

옛날엔 칠십까지 사는 건 매우 드믄 일이었다

요즈음은 어느 명철하신 100세 철학자 덕분에 칠십이면 너무 젊은 양 비춰진다

그런데 실상은 어떤가  육십에는 하지 않았던 병원 순례가 시작됐다

친구들과 만나도 대화는 아픈 얘기 일색이다

 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싫은 유비무환 정신으로

건강지키기가  삶의 중요 포인트가 됐다

 건강이 중요한 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니건만

 몸이 말하는 소리를 이제야 귀기울여 듣게된 것이다


그래서 건강제일주의자가 돼 신체 건강을 유지해간다고 치자

 정신건강은 노력없이 팔팔하게 유지될까

백세 철학자를 보면 정신건강이 육체건강을 리드한다는 생각이 든다

인간의 나이와 성숙도가 비례한다고 볼 수 없다

 나이만큼의 성숙도를 갖춰야 정신건강이 좋다고 말할 수 있을 것만 같다

심신건강의 균형을 갖춘 사람이 많은 사회일수록 선진국이 아닐까 한다

정신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자기가 먹은 나이로 또는 재력으로 주변을 불편하게 만든다

소위 시쳇말로 갑질이다


70 즈음에 드는 생각,인생 참 골고루다

ㄱ은 아들때문에

ㄴ은 딸 때문에

ㄷ은 남편 때문에

ㄹ은 ㅁ은......(ㅎ까지 사연을 쓰는 건 일도 아니지만 줄인다)

 행복하거나 불행하다

행복과 불행 다 무상(無常)이란 녀석이 그것채로 고정 시켜주지 않는다

더 행복할 필요도 없고 덜 불행하려고 허둥거릴 필요도 없다

단 행복한 사람은 행복한대로 놔둬도 되지만 

 불행한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는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......(70년만에 철분 부족이 채워진 ㅎㅎ)


70이 되니 남들이 부러워하는 모든 조건을 다 갖춰 행복에 겨워하는 사람들에게도

박수를 보내고 곧 잊어버리는  무심함이 생긴다

별 거 아닌 항목이 마구마구 늘어난다

토지를 쓴 박경리 작가는  `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홀가분 하다`고 했다 한다

버리고 갈 것도 별로 없는 소박한 여생을 바라는 단순한 70대를 살아보려한다


그래 나 칠십이야 어쩔래

아무도 어쩌지 않을텐데 스스로 위축되는 자격지심을 순화시키는 연습도 더불어 하려 하는

내 나이 70이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