목걸이- 박찬정
나는 자신의 일상을 담은 수필집을 좋아한다. 그리고는 나도 언젠가는 수필집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. 몸 담고 있는 문학회 회원들이 쓴 수필집이 가끔씩 온다. 그러면 꼭 읽어보고 리뷰를 쓰려고 노력한다.
수필집에는 오롯이 자신만이 경험한 독특한 역사가 들어있다. 위인전처럼 위대한 발자취가 들어있지 않아도 좋다.
얼마 전 총동창회 야유회 때 3년 후배가 책 한 권을 들고 일부러 내가 배정받은 차를 찾아와 주고 갔다. 오래 전 여고 홈페이지에서 글로 만났던 후배이다. 야유회는 29일인데 25일에 나온 책이다. 나오자마자 받은 따끈따끈한 책이다.
책을 읽어가다 보니 후배가 65세 막 시작할 때 낸 책이다. 난 65세가 끝날 무렵 <65세>란 소설집을 냈기에 참으로 반가웠다.
책 속에는 후배의 역사가 들어있다. 일본에서 십여 년을 살다가 외동아들을 일본에서 떨구어 놓고 귀국하여 남편의 외가가 있는 거제도에 십여 년을 거주하고 있다. 책 속에는 거제도의 풍광이 들어있고 농사를 짓고 사는 부부의 건강한 삶이 들어있다. 거기다가 글을 쓰고자하는 열망이 들어있다. 그리고 이제 막 책 한 권이 세상에 나온 설레임이 들어있다.
고추에 지지대를 해주며 지지목처럼 사셨던 아버지를 회상하는 글로부터 삼십 년 전에 할머니로부터 받은 목걸이를 새 며느리에게 세공해 주려고 했더니 며느리는 결혼반지는 두 사람이 장래를 함께할 징표인데 왜 어머니가 해 주냐고 받지 않더라는 것이다. 그래서 며느리의 첫 생일날 세공을 해서 생일 선물로 주는 소박한 이야기까지 들어있다.
이 책을 읽으며 나는 거제가 가고 싶어졌다. 예전에 게제에 가서 외도에 가 본 적이 있다. 그때는 콘도 주변과 외도만을 보고 왔었다. 단지 남편의 외가가 있었다는 작은 연고로 그 먼 곳에 정착하여 살아가는 후배부부의 용기가 가상하다.